제주 샘주 [고소리술]과 [대하 구이]의 고소한 만남
body1. 제주 샘주의 고소리술에 대해 알아볼까요?
안녕하세요! 12월의 네 번째 포스팅입니다. 오늘은 그간 잘 다루지 않았던 증류주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술은 어떤 술인가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오메기술을 떠올리셨을 것 같습니다. 오메기떡 만큼이나 제주도 오메기술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예전에 제 블로그에서 '제주 오메기 맑은술'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오메기술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그 포스팅을 찾아보시면 재미난 정보를 많이 얻게 되실 것입니다.)
바로 이 오메기술을 증류한 술이 바로 고소리술입니다. 이름이 조금 생소하실 수 있는데, 여기서 고소리란 소주를 내리는 기구인 소줏고리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즉 소줏고리를 이용하여 증류한 제주도 지역의 토속 소주입니다. 750여 년 전 고려시대 때에 몽고군의 침략으로 인해 몽고의 증류 기법이 주둔지였던 제주도에 전파되었고, 그 증류 기법을 사용하여 빚어진 제주도 최초의 증류주가 바로 고소리술입니다. 제주 고소리술은 현재 제주 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때는 안동소주, 개성 소주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소주로 손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고소리술은 오메기술을 증류한 술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즉, 고소리술을 만들기 위해선 오메기술을 만들어야 하고 오메기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메기떡을 만들어야 합니다. 오메기떡은 좁쌀 가루를 반죽한 후에 끓는 물에 삶아내어 만들어집니다. 만들어진 오메기떡을 잘 으깨어 누룩, 물을 섞어 발효시키면 상층부에 맑은 술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오메기술이고 이를 증류한 술이 고소리술이 되는 것입니다. 고소리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느림의 미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의 발효와 2번의 여과 그리고 1년 이상의 숙성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제주샘주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찾아가는 양조장이란 농림축산 식품부와 한국 농수산 식품 유통공사가 주관하는 전통주 산업의 활성화 정책 중에 하나인데, 매년 지역의 우수한 양조장을 선정하여 품질이나 환경 개선, 체험 프로그램 개발 및 홍보, 마케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여 일반인들이 전통주를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양조장을 지역의 관광명소로 가꾸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시행되어 2021년 현재는 전국에 46곳의 양조장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분들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되어 있는 제주 샘주에서 다양한 전통주 체험 프로그램도 이용해 보고 맛있는 술도 사 오면 좋겠습니다.
2. 맛을 봅시다!
제주도에서 고소리술을 만드는 양조장은 두 군데가 있는데 저는 그 중 하나인 제주샘주의 고소리술을 마셔보았습니다. 제주샘주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으로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상, 최우수상, 장려상 등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이 있는 곳입니다. 제주샘주에는 알코올 도수 29도와 40도 두 가지 도수의 고소리술이 있습니다. 29도짜리 고소리술은 흰색 라벨이며 40도짜리 고소리술은 갈색 라벨입니다. 저는 40도의 고소리술을 마셔보았습니다. 그간 포스팅했던 술들 중에 가장 도수가 높은 술이지 않나 싶습니다.
고도수의 증류주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향이 굉장히 좋습니다. 진한 곡물향이 아주 두텁게 느껴집니다. 40도의 높은 도수라서 긴장을 했는데 첫 맛은 아주 부드럽고 고소한 곡물향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입 안에서 충분히 맛과 향을 즐긴 후에 목 뒤로 넘기니 이내 40도의 알코올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너무 독하면 토닉워터를 타서 먹으려고 준비해 두었지만 고소한 곡물향과 부드러운 맛을 자꾸 즐기고 싶어 져서 토닉워터는 타지 않고 조금씩 맛을 음미하며 마셨습니다. 고도수의 증류주를 즐겨하지 않는 로라인데, 고소리술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고소리술의 내용물 간단히 알려드리고 함께 먹은 안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정제수
- 백미(국내산), 차조(국내산)
- 누룩, 효모(팽창제), 정제효소, 효소처리 스테비아(감미료)
3. 가을 대하구이와 고소리술의 페어링
로라는 가을 대하 철에 대하축제 가는 것을 좋아해서 안전한 상황이었다면 분명 한번쯤은 대하축제에 다녀왔을 것입니다. 아쉽지만 올해는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대하를 구입하여 집에서 대하구이를 해 먹었습니다. 프라이팬에 은박지를 깔고 굵은소금을 잔뜩 뿌려준 후에 손질한 대하를 올려주고 붉은색이 될 때까지 구워줍니다. 손질해둔 대하 머리는 버터에 바짝 구워줍니다. 고소한 고소리술과 고소한 대하구이는 꽤 괜찮은 페어링이었습니다. 고소한 맛과 고소한 맛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 같았습니다.
해산물과 함께 제주도의 증류주를 마시고 있자니 제주도가 더욱 가고 싶어 집니다. 내년에는 부디 상황이 좋아져서 편안히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또 봬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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