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막걸리 [선산 탁주]와 [소고기말이]를 먹어봤어요.
body1. 2021 구미시 관광기념품 공모전 대상을 받은 술
제가 오늘 소개할 술은 구미시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선산 탁주]라는 탁주입니다.
글 작성일 기준으로 아직 정식으로 출시가 되지는 않았는데 (2023년 4월 출시되었습니다.)
좋은 기회가 생겨 시음단에 선정되었고 맛볼 수 있었습니다. 시음단에 선정된 히스토리를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올해 1월 경,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막걸리들을 서칭 하던 중에 '선산'이라는 막걸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막걸리인 데다가 술과 함께 제작된 거북이 마상배 잔이 너무 예쁘고 특이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게시물의 내용은 선산 탁주의 시음단을 모집한다는 것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시음단 대상 지역이 강원, 충청, 전라, 제주, 경남이어서 저는 해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궁금한 술이라서 혹시 다른 지역에 거주해도 지원할 수 있을지 DM(Direct Message)를 보내보았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이미 시음단 선정 기간이 마감되어서 다음 소식을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시음단을 기다리며 지내고 있던 어느 날입니다. 한 달 정도 지났을까요? 선산 대표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시음단으로 모시고 싶다는 메시지였습니다. 너무나 영광이었던 저는 기쁘게 선산 탁주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선산 탁주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현재의 구미시는 예전의 선산군입니다. 이곳에는 선산 지역에서 생산되는 찹쌀과 단계천(현재 선산읍 비봉산 자락의 선산고등학교 옆 개울) 물로 빚어 선비들이 즐겨마셨던 선산 약주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술은 소나무 잎을 가미해서 송로주라고도 불리웠으며 조선 선비들이 즐겨마시던 남도주로 명성이 아주 높았습니다. 경상 감사가 대원군에게 진상하여 대원군도 즐겨 마신 술이라니 역사가 아주 오래된 술입니다. 조선시대부터 빚어지다가 일제 강점기 40년 동안 술의 역사가 끊기는 듯 하였으나 해방 이후에 다시 이 술을 빚어 경사스러운 일에 손님에게 대접하는 술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천재 시인으로 통하는 김삿갓이 금수강산 삼천리를 방랑하던 중에 고달픈 여정을 이 선산약주 한 잔으로 달랬다고 하니 더욱 역사 깊고 의미 있는 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회사 선산에서는 조선시대 선산군(현재의 구미시)의 전통주였던 '선산 약주'와 '선산 탁주'를 복원합니다. 삼양주 이상의 제조 방식으로 오직 구미시의 쌀과 물로 빚어지는 프리미엄 전통주입니다. 이제 이 귀한 술을 더욱 귀하게 만들어 줄 맛있는 안주를 만들어서 함께 즐겨보도록 할까요?
2. 안주는 소고기말이
선산 탁주가 어떤 맛일지 예상하기 힘들어서 무난하게 전을 부칠까 생각했는데 너무 흔한 막걸리 안주인 것 같아서 조금 더 고민을 해 보았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오늘의 안주는 바로 소고기말이(조금 더 자세하게는 소고기 버섯 쪽파 말이)입니다. 만들어보겠습니다.
재료: 육전용 소고기, 쪽파(또는 부추) 팽이버섯, 소금, 후추, 미림, 굴소스, 간장, 연겨자
- 육전용 소고기는 키친타월에 올려놓고 소금, 후추 밑간을 해준 후 핏물을 살짝 빼줍니다.
- 핏물을 뺀 소고기에 쪽파와 팽이버섯을 적당히 넣고 돌돌 말아줍니다. (쪽파는 부추로 대체 가능)
- 넓은 볼에 굴소스와 미림을 1:1로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줍니다.
- 말아놓은 소고기에 양념장을 묻히고 프라이팬에 고기가 익을 때까지 구워줍니다. (너무 오래 굽지 않습니다. 질겨져요.)
- 겨자장(간장에 연겨자 약간)을 만들어서 찍어먹습니다.
만드는 방법이 아주 간단하지 않나요? 하지만 완성본은 매우 있어 보이는 메뉴라서 손님 초대용으로도 제격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을 때에 만드는 방법을 문의하신 분도 계셨고, 이런 주안상이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는 분도 계실 만큼 매력적인 메뉴이니 이번 주말에 한 번 만들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그간 궁금했던 선산 탁주와 페어링을 해 볼 시간입니다.
대표님이 먼저 맑은 부분을 즐기고 그 후에 잘 섞어서 탁한 부분을 즐기라고 하셔서 그대로 해 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막걸리의 윗부분(맑은 부분)을 크게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산 탁주의 맑은 부분을 마셔보고 그 마음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찹쌀의 달큼함과 입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이 너무 훌륭해서 계속 맑은술로 즐기고 싶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이래서 맑은 부분을 먼저 마시라고 하셨나 봅니다. 도수가 12도로 낮지 않은 편이라서 맑은 부분만 마셔도 알코올 기운이 슬슬 올라오는 것이 기분을 아주 좋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탁주 부분은 바디감이 꽤 있어서 크리미 한 느낌이었지만 너무 걸쭉하지는 않아서 마시기 편안했습니다. 단 맛과 신 맛의 밸런스가 좋고 누룩의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정말 옛 선조들이 마셨던 술이 이런 술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산 탁주와 소고기말이의 페어링은 두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답니다. 이런 좋은 술을 출시 전에 미리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4월에 완제품이 유리병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얼마나 더 멋진 술이 나오게 될지 참으로 기대가 됩니다.
3. 드디어 출시된 선산탁주!
요즘 선산탁주 검색량이 늘어서 찾아보니 드디어 제품이 정식출시 되었더라구요.
제가 맛보았을 때와 지금은 또 어떻게 더 업그레이드가 되었을지!
저도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 번 맛보고 싶네요^^
가격 정보 및 선산주조장 위치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조만간 또 유익하고 재미있는 술과 안주로 돌아오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로라주막 인스타그램도 많이 놀러와주세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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